지금 여기는 머시쉽 도서관이다. 한국 떠난지 정확히 2주일이 지났군..
그 동안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다. 정말 몇 달은 지난 것 같이..
오늘 내일.. 그 동안의 일들을 잘 정리하고 생각해보고.. 마음을 새롭게 해서 ..
각설하고.. 이야기 시작하겠다.
한국을 떠나.. 암스테드르담에 새벽 6시 30분경 도착. 비행기에서 워낙 장시간 있었더니 정신이 몽롱하다.
비행기에서 홍콩살다가 네덜란드 사람이랑 결혼해서 20년째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아주머니랑 이런 저런 이야기 하고 1년 동안 여행 잘 하라고 격려를 받았다 감사했다.
홍콩도 그렇고 네덜란드도 그렇고 통과할 때마다 경찰이 붙잡는다. passport 랑 비행기표 보여달라고 하면서 이것 저것 물어본다. 다들 일주권 뭉치표를 보고 호기심찬 눈으로 쳐다본다. 음.. 또 기억이 나는 것은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사람들이 3번씩 뺨을 비비며 뽀뽀하면서 인사하는 장면인데.. 신기했다
암스테르담 공항 아침 7시, 아직 깜깜하기만 하고 공항에는 홍콩에서 막 도착한 사람들과 그들을 마중나온 사람들 뿐이다. 지난 학기 네덜란드에 대해 여러가지 책을 읽었기에 좀 더 있고 싶지만, 피곤하고 밖에는 비까지 오고 짐이 워낙 무거워서 빨리 호텔을 예약해둔 브러셀로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7시 40분 암스테르담 - 브러셀 열차표를 샀다. 몇살이냐고 물어보길래 24 이라 했더니 학생이라면서 깍아주는 것 같았다. 호텔은 공항 근처인데 역 이름이 다르다고 물어보니까 거기가서 열차를 갈아타랜다. 열차 노선도를 보니 무지하게 복잡하다. 하긴 국가 하나를 넘어가는 건데.. 으.. 머가 먼지 잘 모르니 조금은 불안하다.
열차에 탑승. 브러셀 까지는 두시간 반이 걸린단다. 9시가 넘었는데 계속 어둡고.. 중간중간 역에서 사람들이 탔다가 내렸다가 하고.. 영어도 아닌 자기들 말로 막 떠드니.. 마음이 복잡하다. 호텔까지 무사히 가야하는디..
이국적인 풍경.. 사진은 이거 하나다.. 노자매를 잃고 사진찍을 맘의 여유가 있을리가..
네덜란드에서의 마지막 역, 아마 국경 넘는다고 머라머라 하는 것 같다. 열차는 잠시 서있다. 근데 왠 덩치큰 세 녀석이 나한테 다가온다. 그중 한 녀석이 내가 들고 있던 지도를 가리키며 머러머라 한다. 윽.. 무슨소리여??? 어디로 가냐는거 같아서 브러셀 이라고 가리켜서 이야기 하는 중에 열차 떠난다고 방송 나온다. 게덜 갑자기 또 머러머라 하더니 가버린다. 열차 출발하기 시작. 앗!!!!!!!!!!!!!!!! 근데 노트북 가방이 없다. 넘들중 한명이 나의 시선을 끄는 사이 다른 한넘이 집어간 것이다. 당황! 잠시 기도하고.. 갑자기 용기가 솓는다. 벌떡 일어나서 경찰을 찾기 시작함 "where is police????????" 사람들한테 물어서 열차를 뒤진다. 사람들 이상한 눈으로 쳐다봄. 우씨 멀봐!!! 나 지금 열받았어! ㅋㅋ
표 끊는 사람 두명 만났는데, 한 명이 영어를 잘한다. 상황을 설명했더니 매우 고전적인 방법이라며 I'm so sorry! 계속 이런다. 역에 내려 경찰한테 이야기 하라면서 계속 위로해준다.
어쨌든 역에 내렸다. 근데 여기는 대체 어딘지 @_@ 네덜란드에서 벨기에로 넘어온거는 같은데 어디가 어딘지 도저히 모르겠다. 사람들이 영어를 잘 모른다. 아무나 붙잡고 police 라고 소리친다. 몇몇 복장(?)을 입은 사람들을 만나 상황을 설명하니 자기들은 security라서 잘 모른다며.. '미디' 역에 경찰이 있다고 거기로 가보란다. 에구 답답혀!
일단 미디역으로 가는 열차에 무임승차! 15분 걸린단다. 거기서 왠 흑인을 만났는데, 자기는 카메룬에서 왔다며 내 이야기 들어주고 미디역에서 경찰이 어디있고 호텔에 어떻게 가야하는지 이것저것 설명해준다. 내가 봉사하러 아프리카 간다니까 막 좋은 사람이라면서 good luck to you 이 말을 계속 반복한다. 어쨌든 미디역 내렴!
역이 좀 크다. 사실 내가 어딨는지 모르고 그냥 벨기에의 '미디' 역에 있다는 것만 안다. 그럼에도 일단 경찰을 찾아야한다는 일념으로 사람들 붙잡고 Police!!!! 계속 물어본다. 경찰 발견! 내 상황을 막 설명한다. 근데 이 일은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자기들은 전혀 책임이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 아마 그 도둑넘들이 이걸 노리고 네덜란드의 마지막 역에서 훔쳐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이 역에 어떻게 왔냐고 되묻는게 아닌가. 무임 승차이기 때문에 얼버무리고 ~~ ㅋㅋ 경찰서를 나와서.. 일단 침착해지기로 마음 먹음.
피해상황 체크:
노자매, CD-RW, 유레일패스, 아프리카-유럽 항공권, 현찰 $100 여행자 수표 $200, 디카 추카 배터리및 충전기, 어학기, 보험 황열 그리고 시에라리온 비자을 비롯한 각종 중요 서류... 계속 떠올리면 눈물 나오기 때문에 이하 생략..
불행중 다행:
비자 - 아버지가 공항에서 속주머니에 꼭꼭 넣으라고 당부하셨던게 이리도 감사할수가
지갑 - 각종 카드와 약간의 유로
세계일주권, 디카, 전자사전 =>예들 모두 놋북 가방에 들어있다가 비행기타고 지루해서 다 빼서 잠바 주머니에 들어있었던 것들..
예전에 체코에서 비자 잃어버려서 고생했던 선영이가 떠올랐다. 으.. 정말 그 때 선영이가 얼마나 고생했을지 잘 짐작할 수 있었다.
곰곰히 생각한 뒤에 일단 아프리카 항공권을 잃어버렸다고 머쉬십 담당자에게 알린 다음 호텔로 가서 좀 쉬어야 겠다고 결론 내림!
근데 여기가 대체 어딘지 도무지 모르겠다. 여행사에서 받은 호텔 지도 펼쳐들고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기 시작했다. 어떤 고등학생을 만났는데 발벗고 나를 도와주는게 아닌가! 사람들이 영어를 잘 모른다. 그 녀석 영어로 말은 하나도 못하면서 내가 머라하면 대충 알아듣는거 같다. 이리저리 나를 끌고 다닌다. 한참 걸어가서 이메일 카페 발견, 윽.. 키보드 순서가가 이상하다 @_@ 머쉬십 전화번호 적고~ 그녀석 선심쓰면서 자기가 돈 낸다. 비는 계속 내리고.. 몸은 피곤하고.. 짐은 무겁고.. 머가먼지 하나도 모르겠고.. 말도 안통하고 생전 처음 보는 녀석이 나를 이리저리 끌고 다닌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그 녀석을 따라다닌다. 처음엔 택시 타고 호텔로 가려 했으나 그녀석 택시기사랑 머라머라 계속 이야기 하더니 30 유로 넘어서 No 계속 이런다. 나.. 기차값 내고 돈이라곤 10유로 정도 밖에는 없다. 게랑 한 한시간 해매다가 호텔과 가까운 '디김' 이란 역으로 기차타기로 하고 열차표를 구입 1.5유로 오! 저렴하군. 사실 그 기차 올라탈 때까지 불안했으나 타고나서 아무나 붙잡고 '디김' '디김' 이랬더니.. 어떤 녀석이 next next next next ~이런다. 음.. 4정류장이란 뜻이구먼.. 어쨌든 그 녀석 정말 고맙다.
디김 도착. 근데 이게 왠일. 거짓말 안하고 간판 하나 없다. 그냥 내렸고.. 사람도 아무도 없다. 아마 일요일이라 그런가보다. 글구 왠 회사 건물들만 잔뜩 있는데 다 문닫았다 -_-a 저 쪽에 왠 부부 발견. 무작정 달려간다. 디김 맞나요??? 부인은 영어를 모르는지 계속 웃기만 하고 남편이 영어를 잘 한다 ~ 앗싸!!!! 디김 맞데네~ 호텔 지도를 보여줬더니 자기들은 바로 옆에 호텔에 투숙한다고 하면서 따라오라고 한다. 걸어서 10분 걸린덴다. 이 사람들 못만났으면 어쩔뻔 했나 -_-a. 자기들은 일땜에 아테네에서 왔다면서 오후에 비행기 타고 떠날거란다.
어쨌든 가방 도난 당한후, 카메룬 사람, 벨기에 고등학생, 그리스 부부... 좋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호텔에 도착했다. 한숨 놨다.
후~ |